한밤중의 오두막: 공명과 흔들림
밤의 오두막 안에는 타닥타닥 타오르는 모닥불 소리만이 조용히 퍼지고 있었다. 붉게 흔들리는 불빛이 벽을 비추며, 나무 바닥에 부드러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바깥의 바람은 이미 멎었고, 나무들의 속삭임도 멀어져 갔다. 마치 세상의 모든 소리가 이곳에서 끊겨버린 듯한 고요가 내려앉아 있었다.
침대 위에서 라크스가 몸을 조금 움직였다. 그녀는 팔에 감긴 붕대가 스치는 소리를 내며,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뻗어 그 상처에 닿으려 했다. 통증은 아직 남아 있었지만, 가만히 있는 건 성에 맞지 않았다. 몸은 들썩였고, 몸이 근질거리고, 움직이고 싶어 안달이 났다.
“움직이지 말랬지. 상처 벌어지잖아.”
등 뒤에서 코르스의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모닥불 앞에 있었던 그가, 어느새 이쪽을 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 기척 없는 움직임에 라크스는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이젠 혼자 할 수 있어.”
그렇게 말했지만, 팔을 거두기엔 이미 늦었다. 코르스는 주저 없이 일어나 침대 곁에 앉았다.
“……참나. 은혜라도 베풀셈이냐?”
독기 어린 말투였지만, 코르스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뭐? 누가 그런 소릴 하든?”
“흥, 그럼 됐어. 맘대로 해.”
시선을 돌리면서 라크스는 몸을 살짝 기대었다. 코르스의 손이 붕대를 풀어내고 새것으로 갈기 시작했다. 손끝은 거칠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필요 이상으로 부드럽지도 않았다. 마치 도구를 다루듯 담담한 손놀림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불쾌하지는 않았다.
"……상처 난 곳 , 아직도 아프냐?"
"……조금은 나아졌어."
"당분간은 움직이지 마. 재발하면 또 골치 아파지니까."
“…희한한 놈이네.”
그녀는 작게 중얼거렸지만, 코르스는 대답 없이 묵묵히 붕대를 감아간다.
라크스의 시선이 방 한쪽 구석에서 멈췄다. 작은 나무 상자 안에 짧은 털의 동물이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한쪽 다리에는 천이 감겨 있었고, 코끝을 꼬리에 파묻은 채, 가볍게 꿈틀댔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한 듯한 평온한 잠이었다.
“……너, 진짜로 간병하는 걸 좋아하는구나?”
“죽어가고 있었으니까, 그냥 놔둘 수 없었을 뿐이야.”
코르스는 바로 대답했지만, 어딘가 변명하는 듯한 느낌이 살짝 묻어났다. 라크스는 입가를 살짝 올리며 비웃었다.
“……나처럼?”
장난스러운 어조에, 코르스의 손이 잠시 멈췄다가, 곧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깐죽대지마.”
담담한 말투에, 라크스도 미소를 거뒀다. 다시 고요가 내려앉는다. 모닥불의 불꽃이 ‘탁’ 하고 소리를 냈다.
“…어차피 길게 있을 생각은 없어. 움직일 수 있게 되면 바로 나가주지.”
라크스가 조용히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녀의 시선은 불꽃도, 코르스도 아닌, 그저 이불 주름 너머에 머물러 있었다.
코르스는 천천히 일어나 다시 모닥불 앞에 앉았다. 등을 돌린 채, 잠시 침묵을 두고 말했다.
“그렇게 입을 놀리는걸 보니, 나갈 날도 머지않았겠네.”
투박하고 냉정하게 들리지만, 어딘가 현실로 되돌려 놓는 듯한 목소리였다. 쫓아내려는 것도, 붙잡으려는 것도 아닌, 그저 사실만을 직설적으로 내비치는 말이었다.
라크스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담요 끝자락을 잡아 가슴까지 끌어당기며 천천히 몸을 눕혔다.
“…재촉하지 않아도 그럴거야.”
낮은 목소리로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뒤, 얼굴을 이불 속에 파묻고, 그대로 눈을 감는다. 밖에서는 멀리서 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고, 곧 다시 고요함이 찾아왔다.
오두막 안에 남은 것은, 모닥불이 타오르는 소리뿐. 붉은 불빛이 조용히 일렁이며, 깊어가는 밤을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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