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모닥불 : 거리와 온기

 

밤. 숲 깊은 곳, 오두막 안에서는 벽난로의 불꽃이 조용히 일렁이고 있었다. 붉게 물든 그 빛은 나무 벽에 천천히 스며들듯 퍼지며, 방 전체를 부드럽게 비추고 있었다. 라크스는 담요로 몸을 감싼 채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볼에는 피로의 기색이 엷게 남아 있었고, 날카로운 붉은 눈동자로 조용히 불꽃을 응시하고 있었다.

 

코르스는 벽난로 앞에 앉아 나무 꼬챙이에 꽂은 생선을 굽고 있었다. 생선 껍질이 열기에 톡톡 튀며, 고소한 냄새가 오두막 안 공기 속으로 스며든다. 타기 직전의 기름이 '파직' 하고 튀는 소리가 고요한 정적 속에 작게 울려 퍼졌다。

 

“……생선 같은 건, 어디서 난거야.”

라크스가 나지막이 물었다. 쉰 듯한 목소리에는 어딘가 나른한 기운이 섞여 있었다.

 

"뒤쪽 개울가. 조금 낚았어."

코르스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대답했다. 그 등은 이상하리만치 담담했고, 필요 이상의 말을 하지 않았다.

 

라크스는 코웃음을 치고 다시 불꽃으로 시선을 돌렸다. 흔들리는 불길 속에서,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어떤 감정을 찾으려는 듯한 눈빛이었다.

 

「……뭘 그렇게 봐？」

생선을 뒤집으며, 코르스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라크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입가에 아주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잠시, 아주 잠깐 스쳐 지나간 듯한 미소였다.

 

“……쳇, 대체 뭘 생각하는 건지.”

코르스는 작게 혀를 차면서도 능숙하게 생선이 잘 익었는지 살폈다. 눈을 가늘게 뜨고 껍질이 노릇노릇하게 익은 걸 보고는, 꼬챙이 하나를 집어 들었다.

 

“자, 먹어. 누워만 있으면 또 쓰러진다?”

그렇게 말하며, 라크스에게 구워진 생선을 내민다.

 

라크스는 눈살을 찌푸렸지만,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조심스레 손을 뻗었다.

 

“나쁘지 않은 냄새구만”

 

“감상은 됐고, 입을 움직여.”

코르스는 퉁명스럽게 받아쳤지만, 그 시선에는 어딘가 걱정이 엿보였다.

 

라크스는 불만스러운 듯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꼬치를 한 입 베어 물었다. 뜨겁게 익은 생선 살이 입안에서 부드럽게 으스러지며, 따스함이 서서히 몸 깊숙이 스며들었다. 구워진 껍질의 고소한 향기와 절묘한 소금 간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코르스도 자기 몫의 꼬챙이를 들고 발가에 자리를 잡았다. 그의 동작은 재빠르고, 군더더기가 없다. 난로의 불빛에 비친 그의 옆모습은 여전히 무표정했지만, 어딘가 안도하는 듯한 모습도 엿보였다.

 

 

불 타는 소리와 꼬치를 베어 무는 작은 소리만이 오두막 안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말은 없었지만, 그 고요함은 이상하리만치 편안했다. 라크스는 꼬치를 입에 가져가면서 슬쩍 코르스를 바라봤지만, 곧 시선을 다시 불길로 돌렸다.

 

“……나쁘지 않아.”

작게 중얼거린 그 한마디에, 코르스는 “그거 두 번째야” 라고만 대답했다.

 

라크스는 코웃음 치며, 불을 가만히 응시했다. 그 옆모습에 드리운 그림자는 어딘가 부드럽게 흔들리고 있었다.

 

잠시 후, 다시 침묵이 오두막을 감쌌다. 타닥타닥 불꽃이 잔잔하게 울려 퍼지고, 생선 구운 향기가 여전히 방 안에 남아 있었다. 추위를 밀어낸 그 따스함은, 단순히 난로의 열기만은 아니었다.

 

(구워지는 냄새, 불꽃 소리, 이 공기…… 고요한 시간 속에서... 이런 순간이 편하게 느껴질 줄이야.)

 

라크스는 가슴속으로, 누구에게도 들려주지 않을 속마음을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천천히 생선을 베어 물었다.

 

말수가 적은 두 사람 사이에도 분명히 존재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타오르는 불꽃처럼, 서서히 스며드는, 서로를 알아가려는 작은 온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