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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ciTe표 AI소설 09

ciTe 2025.07.01 05:02 조회 수 : 23 추천:1

백의 장막 : 회한과 등불

 

눈은 아무 소리 없이 조용히 쌓여가고 있었다. 숲의 나무들은 하얀 옷을 걸친 듯 고요히 서 있었고, 마치 세상 전체가 숨을 죽인 채 숲을 하얗게 가둬두려는 듯했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고, 눈은 오두막을 서서히 삼켜가고 있었다.

 

라크스는 나무판자를 손에 들고, 오두막 앞에서 눈을 호쾌하게 밀어내며 걷고 있었다. 금빛 머리카락엔 눈이 내려앉아 있었고, 용의 꼬리는 눈을 털어내듯 땅을 툭툭 두드리고 있었다.

 

“이 눈, 내 불꽃으로 한번에 없애버릴까!?”

라크스는 농담조로 말하며 눈을 털어내고는, 씩 웃음을 지었다. 그녀의 붉은 눈동자에는, 끊임없이 내리는 흰 눈이 조용히 비쳐들고 있었다.

 

코르스는 오두막 입구와 장작 보관장을 조심스럽게 정리하며, 쌓인 눈을 하나하나 치워 나갔다. 추위에 귀가 살짝 움찔하며, 라크스의 눈 치우는 모습을 힐끗 바라본다.
"……불바다라도 만들 셈이냐?"

 

“내가 살던 유적에선 눈 따위 신경 쓴 적도 없었는데, 이 오두막은 그냥 두면 파묻혀버리겠어.”
라크스는 어깨를 으쓱이며 장난스레 웃었다.

 

코르스의 붉은 눈동자가 눈투성이가 된 그녀를 바라보며,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두 사람은 눈 치우기를 마친 뒤, 눈을 뒤집어쓴 채로 오두막 문을 열고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라크스의 어깨와 머리카락에 내려 앉아있던 눈들이 사르르 떨어지고, 바닥을 물방울로 채워간다.

 

"눈 좀 흩뿌리지 마. 바닥이 더러워지잖아."
코르스는 난로에 불을 붙인 뒤, 입구 쪽으로 돌아와 투덜거렸다. 그는 손을 비비며 약초 다발을 들고 있었고, 라크스의 헹동에 귀가 움찔하고 떨렸다.

 

“그런 자잘한 것 신경 쓰다간 지쳐 버릴걸.”

라크스는 어깨를 들썩이며 웃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그게 누구 탓인데, 정말이지……"

코르스는 투덜거리며 약초 묶음을 선반에 올려놓고 난로의 불을 휘저었다. 난로에서는 탁탁 소리가 나고, 약초의 쓴 향기가 오두막 안을 가득 채웠다.

 

라크스는 코를 찡긋하며 말했다.
"야, 너 그 풀 항상 만지작거리잖아. 오늘 건 유난히 냄새가 심한데?"


코르스는 귀를 살짝 움직이며 선반에서 약초 묶음을 다시 집어 들었다.


“만일을 대비하는 거니까, 좀 조용히 해.”

 

그는 쏘아붙였지만, 그 향을 들이마시자 눈동자에 살짝 씁쓸함이 맺혔다. 그 향기는 한때 마을의 대피용 오두막에서, 깊은 상처를 입은 여행자에게 건넸던 약초와 같았다. 여행자의 희미한 시선이 잠시 그의 뇌리를 스치고, 코르스는 약초를 꼭 쥐며 움직임을 멈추었다. 얼굴에는 무언가를 떠올린 듯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두 사람은 난로 앞에서 생선을 구우며 나란히 앉았다. 타닥타닥 타오르는 불소리와 함께 고소한 생선 냄새가 퍼져 나갔다.

 

휴식을 취하던 중, 코르스는 약초가 든 주머니를 손에 든 채, 눈 너머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 그 얼굴. 무슨 심각한 생각이라도 해?”

라크스가 생선을 든 채 웃으며 말했다.

 

"……예전에, 마을에서 말이야……"

코르스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목소리는 낮고, 어딘가 멀게 들렸다.

 

그는 과거 마을의 규율에 얽매여 있던 날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타종족을 '재앙'이라 부르며 경멸하던 마을의 금기.
도우려 했던 여행자가 파수꾼들에 의해 살해당한 밤.
그 금기에 반발해, 결국 마을을 떠난 얘기.

 

"내가 손을 내밀지 않았더라면, 그 녀석은 죽지 않았을지도 몰라.

나 같은 놈의 친절따위, 결국 아무 쓸모도 없는 거야."

 

그 중얼거림에는 후회와 두려움이 배어 있었다.
코르스는 고개를 돌리고, 약초 주머니를 선반에 올려놓으며, 자연스레 시선을 피했다. 손끝이 한순간 떨리며, 무뚝뚝한 말투로 감정을 억눌렀다.


"……젠장, 이런 얘기 꺼내는게 아니었는데."


라크스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생선을 들고 있는 손을 멈춘 채 코르스를 가만히 바라본다. 그 동작은 평소보다 조금 더 조심스러웠고, 코르스의 말을 조용히 받아들이려는 듯했다.


유적에서 홀로 지내던 시절, 그녀는 사냥으로 생계를 이어가며 다가오는 자들에게 날카로운 경계심을 드러냈다. 외로움은 당연한 것이었고, 익숙한 감각이었다. 하지만 코르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난로 옆에서 이상하게 마음이 저릿했다. 라크스는 타오르는 불꽃을 멍하니 바라보며, 손에 쥔 생선을 잠시 멈춘다.

 

"있잖아, 그 여행자 말야…… 어떤 녀석이었어? 살짝 궁금한데."
라크스는 무심결에 떠오른 듯 입을 열었다.


“쓸데없이 파고들지 마.”

 

코르스는 단호하게 잘라 말했지만, 난로의 따스함에 등을 밀린 듯, 마지못해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 여행자는 큰 부상을 입은 채 나타나, 약초를 받아들고 고통을 억누르며 조용히 감사의 눈빛을 보내왔다.

만약 그 규율만 없었다면, 그저 여행자로서 그의 이야기를 평범하게 들어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괜한 짓 하지않았다면, 그 녀석은 다른 삶을 살았을지도 몰라.”

그 말끝엔, 자신의 친절이 되려 상처를 남겼다는 두려움이 묻어 있었다.

 

“…이런 얘기, 의미있어?”

코르스는 퉁명스럽게 말을 끊으며, 귀를 살짝 떨구고 목소리를 낮춘 채 시선을 피했다.

 

그 모습을 본 라크스는 어딘가 쑥스러운 듯 웃으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과거를 입에 담았다。

"나 말이야, 유적에서 혼자 살던 시절엔 그냥 사냥하고, 누가 다가오면 경계하고, 그걸로 충분했어. 누구랑 엮이는 건 생각조차 안 했어."

"그런데— 네가 날 도와줬을 때,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게 처음으로 의미가 있는 것 같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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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런 점, 진짜 귀찮아.”

코르스는 투덜거리면서도, 귀가 살짝 흔들렸다.

 

"귀찮아도, 난 여기 있을거야. 불만 있냐?"
라크스는 어깨를 가볍게 툭 치며, 장난스레 웃었다.

 

"네 마음대로 해."
코르스는 툭 내뱉으며도 그 목소리에는 희미한 부드러움이 섞여 있었다.

 

"네 친절이 아무 쓸모도 없단 말 마. 내가 여기 있는 게 그 증거잖아?"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코르스가 접시에 생선을 나누어 담는 손길은 어딘가 가벼웠다.

 

밤이 깊어지고, 난로의 불빛이 오두막을 따스하게 감쌌다. 라크스는 담요에 몸을 감싸고 벽난로 앞에서 하품을 하며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코르스는 생선의 뼈를 치우고, 약초 주머니를 선반에 올려놓았다. 그 향기 에 잠시 여행자의 기억이 스쳐 지나갔지만, 그는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그 기억을 떨쳐냈다.

 

“너, 그 지독한 풀한테 왜 그렇게 진지하냐?”

라크스가 졸린 눈으로 웃으며 말했다.


“내버려 둬.”

코르스가 대꾸했지만,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맴돌았다.

 

두 사람은 말없이, 그저 난로에서 타닥타닥 타오르는 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밤을 지새웠다. 눈은 계속 내려 숲을 하얗게 물들였고, 오두막 안에서는 난로 불빛이 두 사람의 그림자를 흔들며 조용한 인연을 새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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