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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명품 가방을 사줬습니다

ND 2024.06.21 01:44 조회 수 : 22

안녕하세요 저는 30대중반에 남자입니다
가끔 와이프가 네이트판을 보고 공감도 하고 웃기도 하고
그러길래 뭐가 그리 재미가 있나 싶어 들어와 봤다가 저도 시간나면 자주 찾게되네요.
게시글들 보면서 공감도 하고 이런집도 있구나 생각 하기도 하고 말이죠
늘 글을 읽어만 왔는데 오늘은 기분이 너무 좋아서 제이야기를 좀 써보려합니다.

 

2년간 와이프를 쫓아다녀서 겨우겨우 구애에 성공!!
그 뒤 2년간 연애하고 결혼에 성공했습니다
저에겐 성공인 결혼이지만 과연 저희 집사람에게도 성공인 결혼생활일까요...

 

동창생들과의 부부동반 모임이 있었죠
일년에 한번쯤은 꼭들 만나는 터라 아이프들끼리도 말도
잘하고 어색하지도 않고 재밌게들 놀다가 오는 자리입니다.
그 날도 역시 저흰 모처럼의 만남에 즐거운 술자리를 하고 각자 헤어져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저희 집사람 역시 즐거운듯 내내 웃고 있었기에 전 그날 사건을 전혀 모르고 지내 왔더랬습니다.

 

​그리고 올 초에 동반 모임 한번 갖자고 연락이 왔고 전 알겠다고 하고 집사람에게 말했죠
별 말없이 넘어갔고 날짜가 잡히고 당일이 되어쓴데 집사람이 몸이 좀 않좋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전 친구들에게 못가겠다고 연락 하려고 했는데 집사람이 당신은 그냥 다녀오라고 그러더군요.
많이 아픈건 아니니 애들과 함께 집에 있겠다고요...
그래서 전 혼자 모임에 가게 되었습니다. 집사람 성격상 내가
끝까지 안가겠다고 하면 분명 아픈 몸 이끌고 그냥 가자고 나설테니까요...
오임에 나가도 집사람이 신경쓰여서 대화도 잘 안되고 그렇더군요.
생각이 딴데기 있으니 재미도 없고 해서 내내 굳은 표정으로
있다가 중간에 집사람 걱정스러워서 안 되겠다고 먼저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친구놈에게 전화가 오더군요
자기 와이프가 실수했으니 미안하다고...그때 바로 사과했었어야 했는데 모른척 넘어가려해서 미안하다고 그러더군요
전 영문을 몰라 무슨일이냐고 되물었죠
그리고 주저하던 친구놈 입에서 참 가슴 아픈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작년 모임이 있던 날
화장실에시 와이프들끼리 하는 소리를 제 집사람이 들었다고 합니다.
자세한건 못들었짐나 대충 이런이야기들을 했나봅니다.
(저희 집사람)가방 봤냐...저런거 요즘 중고등학생들도 잘 안들고 다니지 ㅇ낳느냐...
그래도 우리 나이쯤되면 좋은 가방 하나쯤은 외출용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거 아니냐...
신발도 그렇고 가방도 그렇고 저러고 다니면 신라이 욕먹는거 아니냐 등등....

 

저희 집사람 행색에 대해서 뒷담화를 좀 했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자리로 돌아왔을때 저희 집사람이 자리에 업었는데 혹시나해서 화장실쪽을 보니 거기서 나오더라고...
그래서 아마 본인들 이야기를 들은것 같다고...어쩌냐고 그랬답니다.
그래서 먼저 말꺼내기도 우습고해서 모른척 넘어 갔는데 이번 모임에 안나온걸 보고
(거기다 저까지 굳은 표정으로 있다가 일찍 나와버렸으니)친구놈 와이프가 아마 그때 그이야기 들은게 분명하다고
자기 같아도 그런 애기 듣고 모임에 못나올것 같다고...미안해 하더랍니다
진작 사과했었어야 했는데...괜히 더 들춰내는것 같아 말을 모꺼냈다고 ...미안하다고...

 

친구놈 이야기를 듣고 진짜 한동안 쇠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너무 예쁜 내 마누라..키도 크고 늘씬해서 뭘 입어도 너무 예쁜 제 집사람입니다.
제가 아이였으면 더 좋은 남자 만나 호화롭게 떵떵거리며 살았을 사람....

 

결혼한 뒤 진짜 고생만 시키는것 같아 제 뺨을 제가 치고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였습니다
고생 안시키겠다고...홍강 시켜주겠다고...나만 믿으라고..
큰소리치며 데리고 온사람이었는데...
차라리 좋은 남자 만날 수 있게 매달리지 않거였는데...
이런 생각 수도 없이 했었습니다.

 

​임신 막달까지 기어이 회사 나가고 아이는 남에 손에 맡길수 없다고
좀 적게 쓰더라도 아이만큼은 자기가 키우겠다고 참 억척스럽게도 산 사람이죠
집구하느라 받은 대출금에 이것저것 나갈 돈이 많은데도
돈 때문에 단 한번도 저에게 스트레스 준적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알뜰하게 살아줘서 지금은 대출금도 다갚았습니다.
참고맙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칠때 보면 참 똑부러진 여잔데 제 앞에선 마냥 바보스럽죠...

 

​본인이 알고 있는 말을 해도 처음 듣는사람 마냥 "와~~진짜? 그래"라며 맞장구를 쳐줍니다.
속도 깊고 성격도 좋고 예쁘기까지한 제 와이프인데 전 참 무심한 남편이죠.

 

​가방 같은건 생각조차 못해봤습니다.
아내도 여자인데 남들 다 가지고 있는거 얼마나 갖고 실었을까요..​
발이 편해야 한다며 내 운동화는 비싸게 사오면서 정작 본인 신발은 사지도 않고..​
맘 같아선 당장 백화점으로 가서 카드로 가방하나 사주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그 돈은 또 고스란히 제 집사람 몫으로 돌아가지 싶어 돈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담배부터 끊기로 했죠. 그리고 주말엔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한번은 주말에 아르바이트 한다면서 번돈은 어디로 갔냐며 웃으며 둗더라고요.
사고 친게 좀 있어서 매꿔야해서 아르바이트 한다니깐 그뒤로 묻지도 않더군요.
저 같으면 한번쯤 의심할만도 한데 말이죠.

 

​그리고 드디어 저번주에 가방 살돈을 다모았습니다.
참 들뜨더군요..
여기저기 인터넷 검색도 해보고 어느정도 브랜드를 알고 갔습니다.
참 한심한게 여지껏 살면서 집사람 취향도 모르겠다는 거지요.
이건 얼마,저건 얼마에요 묻기도 챙피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200만원대에 가방 하나 사려고 한다고 해서 조언을 받아 사왔더랬습니다.
누구에겐 하룻밤 술값일지도 모를 200만원이지만

 

​그날 저녁 집사람에게 가방을 줬느느데 전 제와이프 눈이 그렇게 큰불은 첨 알았습니다.
진짜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그렇게 아이처럼 좋아하는 집사람을 보면서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니 집사람이 묻더군요.
돈 어디서 났냐고...
그래서 그 동안 아르바이트한 이야기랑 담배끊은 이야기를 해줐더니 펑펑 울어요..
고맙다고,,,,고맙다고..
고마운건 난데...미안한것도 난데...

 

​그리고 그날 저녁에 잠자리에 들면서 집사람에게 살아줘서 고맙다고 그랬습니다
그랬더니 집사람은 저렇게 이쁜 아들 딸 만들어 줘서 고맙다고 그러네요....


그리고 옷도 한벌 사자고 했더니 옷은 필요 없답니다.
그래서 제가 좋은 가방 들고 옷이 이상하면 저 가방도 짝퉁으로 본다고 옷한벌 사자고 그랬죠.

그랬더니 집사람이
"가방이 좋아서 뭘입어도 메이커 같을꺼야" 라고 받아치네요.
정말 긍정적인 사람이죠...

그래도 옷한벌은 꼭 해주고 싶어서 잔소리좀 하지 말고 한벌 사자 했더니 씨익 웃으면서 정 그러면 나 이거 사주라 하면서 컴퓨터 앞으로 가대요.

그리고 사이트를 열더니 원피스 하나를 보여주더라구요.
얼마나 자주 들어 갔는지 망설임도 없이 한번에 클릭 클릭...
가격은 5만6천원...

저거 하나 사기가 어려워서 그렇게 들락거리며 쳐다만 봤을 사람을 보니 또 마음이 짠해져 오더라구요...
휴...
저게 이뻐?
라고 물으니 고개를 끄덕끄덕 그래서 인터넷으로 원피스 하나 사줬습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

 

 

 

글쓴사람입니다..그냥 기분 좋아서 쓴글이었는데..이런 반응일거라고 상상조차 못했습니다
댓글 달아주신분들께 일일이 답글을 달아 드리고 싶었습니다만 그러기에 너무 댓글들이 많아서...ㅎㅎ 추가로 글을 덧붙여서 감사의 마음을 담아봅니다...

그 어떤 말보다 너무 행복해 보인다는 말이 저와 제와이프에겐 최고의 말이었습니다
너무 감사드립니다

누구에게 귀감이 될만한 사람이 아닌데...닮고 싶다고 하신분들이 계셔서 너무 쑥스럽네요..
제 자신을 돌아보면 전 집사람에게 한 없이 부족하고 미안해야 하는 그런 사람이거든요..
명품남편은 저에게 너무 과분한 찬사입니다..

일요일 아침은 누구에게나 그러하듯 너무 평온한 아침이죠
저역시 그렇습니다만 특히나 제 와이프는 일요일 아침에 절대로 절 깨우지 않거든요

딸이 떠들면 조용히 시키죠..아빠 주무시는데 씨끄럽게 하지 말고 일어나실때까지 얌전히 있으라고..그걸 아는 저이기에 조용한 일요일의 늦은 아침엔 저때문에 조용히 인형만 가지고 놀 딸생각에 늑장을 부릴래야 부릴수가 없습니다..ㅎㅎ일어나서 애들과 놀아주고 밥먹고..여느때와 똑같은 주말이었는데 집사람이 티비볼때 잠깐 인터넷을 하다가 정말 놀랬네요..

사실 갑자기 가방 사준 이유를 제집사람은 모르고있었어요...ㅎㅎ
어제 저녁에 베스트글에 올라간거 보고 헉 하고 놀래서 순간 지울까? 생각을 했었는데(좀 소심합니다...ㅎㅎ)
댓글 달아주신 분들이 지우지 말아달라고 하셔서 그냥 이실직고 했지요..
그리고 그때 왜 말하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아주 시크하게 별 신경 안썼어 라고 하더군요..그리고 앞으로도 신경 안쓸꺼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집사람과 함께 댓글 일일이 다 봤습니다 (보면서 집사람이 그러더군요..보라고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이상한거지 좋은 물건 없는내가 이상한건 아니지 않냐고..)

어찌나 감사한지...
그리고 제 집사람에게 사모님이라고 칭해주신분...ㅎㅎ 감사합니다 ㅎㅎ
그 글 보더니 사모님 소리 들었다고 좋다고 깔깔대며 웃네요..
그모습을 지켜보던 저희 딸과 집사람의 대화를 잠깐 써볼께요..

딸-엄마 사모님이 뭐야?
와이프-그건..아빠가 높은 사람 되서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엄마를 부를때 하는말이야
딸-우와...그럼 아빠 높은 사람 된거야?

와이프-응!! 아빠는 높은 사람이지~ 그러니깐 우리 민지 (제 딸이름입니다) 민현(아들이름입니다)이 맛있는것도 사주고 좋은 옷도 사주고 하는거지~

딸-맞네~나 내일 어린이집 가면 자랑해야지~
부지런히 돈 벌어서 진짜 사모님 소리를 듣게 해줘야지 안되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와이프가 진짜 고단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ㅎㅎ

보잘것 없고 부족한 저와 집사람을 좋게 봐주신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좀 전에 집사람에게 문자가 왔었는데 명품남편님~ 식사는 맛있게하셨는지요? 이렇게 왔네요..
아주 부끄러워 죽겠습니다...^^;

 

2011.05.14 21:16

 

예쁜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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