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잔향 : 고백과 불빛
밤은 깊게 물들었고, 오두막 안은 난로의 불꽃이 부드러운 붉은빛을 흔들며 고요를 비추고 있었다.
창밖으로 펼쳐진 숲은, 나뭇잎 스치는 소리 하나 없이, 멀리 반짝이는 별빛만이 존재를 주장하듯 빛났다. 오두막의 나무 벽에는 불빛이 천천히 그림자를 춤추게 했고, 공기는 마치 물속에 잠긴 듯 고요하면서도 어딘가 긴장을 머금고 있었다.
라크스는 난로 곁에 앉아 무릎을 끌어안고 불꽃을 바라보고 있었다.
꼬리 끝이 무의식적으로 바닥을 가볍게 두드리자, ‘탁’ 하고 작은 푸른 빛이 튀었다. 그 빛은 순식간에 사라져 불씨와 섞이며 어둠 속으로 녹아들었다.
창가에서는 이리스가 코르스 곁에 서 있었다.
밤하늘을 바라보는 그녀의 옆모습은 달빛에 은은하게 테두리가 그려졌고, 손목에는 축제에서 코르스가 선물한 팔찌가 은은하게 빛났다.그녀의 손끝이 그 팔찌를 조심스레 쓰다듬을 때마다, 추억과 현재가 겹쳐지며 가슴 깊은 곳에서 따뜻한 설렘이 퍼져나갔다.
“코르스… 나, 할 말이 있어.”
속삭이듯 내뱉은 목소리. 하지만 그 음색에는 단단한 결의가 깃들어 있었다.
이리스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흔들리는 불빛에 비친 코르스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붉은 눈동자가 떨리면서도 곧장 그에게 향해 있었다.
코르스는 작업을 하던 손을 멈추고 천천히 몸을 돌렸다.
라크스는 무릎을 끌어안은 채, 곁눈질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호기심과 이리스에 대한 걱정이 뒤섞여, 전투나 사냥 때와는 다른 부드럽고 복잡한 감정이 가슴속에서 물결쳤다.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코르스를 좋아하게 됐다는 걸 깨달았어.
이제야 겨우 말할 수 있어. 미래의 아빠가 아니라, 지금 내 앞에 있는 코르스, 널… 좋아해.”
고요한 방 안에 이리스의 고백이 녹아내리듯 울려 퍼졌다.
난로의 불꽃이 그 말을 비추며, 벽에 드리운 그림자가 한 번 떨렸다.
코르스는 숨을 삼켰다. 붉은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고, 심장이 세차게 뛰는 것을 스스로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곧 그의 표정은 부드럽게 풀리며 따뜻한 미소가 번졌다.
그는 잠시 라크스를 향해 눈길을 주었고, 라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로 화답했다.
“이리스…”
낮고도 확고한 울림이 담긴 목소리.
“…나도… 너를 계속 생각해왔어.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지만… 이젠 말할 수 있어. 널 사랑해.”
그 목소리는 평소보다 한층 부드럽고 흔들림이 없었다.
이리스의 눈동자가 촉촉해지며 참을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고마워… 코르스…”
두 사람의 이마가 조용히 맞닿으며, 말 없는 맹세가 오갔다.
과거의 망설임도, 미래에 대한 불안도, 모두 불빛에 녹아내리는 듯했다.
◆
잠시 동안 이마를 맞대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뒤, 두 사람은 침대에 나란히 앉았다.
이리스의 손이 조심스럽게 코르스의 가슴에 닿았다.
그의 심장 박동이 손바닥을 통해 전해지자, 그녀는 눈을 감고 작게 숨을 내쉬었다.
“…두렵진 않아?”
코르스의 낮은 속삭임.
이리스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 지었다.
“응… 코르스가 곁에 있으니까.”
그 말에 코르스는 그녀를 부드럽게 끌어안고 입술을 포갰다.
난로의 불꽃이 터지는 소리만이 조용히 귀에 닿았고, 세상의 모든 소리는 멀어졌다.
코르스의 손가락이 이리스의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목덜미를 스치며, 등을 따라 내려갔다.
옷깃 스치는 소리가 희미하게 울렸고, 그녀의 몸이 작게 떨렸다.
붉은 눈동자는 촉촉이 젖어 있었고, 긴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렸다. 불빛에 비친 그녀의 뺨에는 작은 땀방울이 맺혀 보석처럼 반짝였다.
그녀의 손끝이 코르스의 어깨에 파고들며, 긴장과 신뢰가 교차했다.
침대가 미세하게 삐걱이며 두 사람의 체온이 서로 얽히며 따뜻하게 퍼져나갔다.
“이리스… 아프면 말해.”
부드러운 목소리가 그녀의 귀에 스며들었다.
이리스는 숨을 고르며, 작게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믿고 있으니까.”
코르스는 그녀의 손을 다시 잡고 이마에 입술을 댔다.
“움직일게.”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곤 눈을 감았다.
숨결이 뜨거워지며 하얗게 흔들렸다. 작은 신음이 새어나오며 뺨이 붉게 물들었다.
땀이 쇄골을 따라 흘러, 불빛에 반짝인다.
코르스의 등을 붙잡은 그녀의 손가락은 떨리면서도 그를 놓지 않았다.
두 사람의 입술이 겹쳐지며, 서로를 확인하듯 깊어졌다.
약초 향이 퍼지고, 숨과 열기가 얽히며 오두막은 두 사람만의 세계로 변했다.
라크스는 난로 앞에서 무릎을 끌어안은 채 얼굴을 붉히며 그 광경을 바라봤다.
불꽃이 튈 때마다 가슴이 뛰었다.
이윽고 시트 위에 드리운 그림자가 어렴풋이 붉게 물들자, 라크스는 깜짝 놀라 일어섰다.
“이, 이봐! 코르스! 이리스, 괜찮아!? 아프지 않아!?”
당황한 목소리에 이리스는 돌아보며, 뺨을 붉힌 채 작게 웃었다.
“…라크스, 괜찮아. 아프지 않아. 코르스가… 정말 부드럽게 대해주니까.”
라크스의 가슴에 욱신거리는 감각이 스쳤다.
“코르스! 이런 중요한 순간에… 좀 더 다정하게 대하라고!”
코르스는 쓴웃음을 지으며, 차분한 목소리로 답했다.
“라크스, 진정해. 이리스는 괜찮아. 내가 제대로 지켜줄 테니까.”
이리스는 코르스의 손을 다시 잡으며 라크스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보냈다.
“고마워, 라크스. 걱정해줘서… 정말 기뻐.”
라크스는 말문이 막혀 뺨을 붉히며 다시 무릎을 끌어안는다.
호기심과 걱정,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파문이 가슴을 가득 채웠다.
두 사람의 교감은 더욱 깊어졌고, 이리스의 몸은 코르스의 품 안에서 부드럽게 떨렸다.
그녀의 눈이 감기고, 입술 사이로 뜨거운 숨결이 흘러나왔다.
코르스는 그녀를 부드럽게 안으며 귓가에 속삭였다.
“이리스, 정말 괜찮아?”
“응… 코르스가 곁에 있으니까, 전혀 무섭지 않아.”
이리스는 작게 웃으며 그의 가슴에 몸을 기댔다.
피부는 땀으로 빛나 난로 불빛에 은은하게 반짝였다.
마침내 조용한 정점에 다다른 순간, 시트 위에 희미한 흔적이 번지고, 불빛에 비쳐 살짝 흔들렸다.
그것은 두 사람이 서로를 깊이 연결했음을 증명하며, 밤의 정적 속에 녹아 있었다.
라크스는 손바닥으로 자신의 팔을 꽉 움켜쥐며 그 감각으로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다.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도, 시선은 어딘가 먼 곳을 떠돌았다.
이리스의 행복한 표정과 코르스의 다정한 몸짓에 가슴은 안도와 파문으로 가득 찼다.
'이게 뭐야… 부드럽고 복잡하고, 당황스러운 이 감정은...'
라크스는 마음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감정의 파문을 느끼면서도, 두 사람의 행복을 조용히 빌었다.
난로의 불꽃이 작게 튀었고, 방 안을 부드럽게 비춘다.
불씨가 붉게 흔들리며 밤의 고요 속으로 녹아들었다.
세 사람의 기운은 오두막 안에서 조용히 얽히며,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히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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